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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환의 화폐 이야기 (76) 팬더의 성형수술 201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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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환의 화/폐/이/야/기 [76]

팬더의 성형수술

 

병신년 원숭이 해를 맞아 중국의 팬더가 성형수술을 한다는 소식이다. 그렇다고 팬더의 얼굴을 몰라보게 변화 시킨다는 건 아니고 지금까지 유지해 왔던 팬더 기념주화의 중량 단위를 트로이온스(troy ounce, oz)에서 그램(gram)으로 바꿔 놓겠다는 이야기다.
지난 1월, 중국증시가 폭락되며 하루에 두 세 번씩 브레이크 다운이 일어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잘나가던 중국증시가 흔들리면서 유가하락까지 겹쳐 그 여파는 우리 경제에도 심상치 않은 파장을 몰고 오는 형색이다.
중국이 자국 경제의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화폐계도 그 타개책의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인민은행의 결단이 그렇다. 다름 아닌 2016년을 맞이하여 30년 넘게 유지해 왔던 금·은화의 중량 단위를 트로이온스(oz)에서 그램(g)으로 바꾼 것이다. 그것이 뭐 대단한 일일까 싶지만 중국경제의 화폐단위를 하루아침에 변경했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어찌 보면 일종의 화폐개혁에 버금가는 엄청난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국제기준은 그램이다.
그러나 세계시장의 금 시세 기준은 일반적으로 국제 기준이 아닌 트로이온스(troy ounce)를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 시세에 민감한 상품들 또한 아직도 트로이온스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율배반적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정책적으로 트로이온스를 과감히 버리고 그램 단위를 선택해 국제적 기준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자국시장에서 중국인이 보다 이해하기 쉬운 그램 단위를 선택해 중국시장의 활성화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허긴 새로운 것에 익숙하지 않아 불편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 이기도하다. 변화와 개혁이 그래서 어렵고 힘들다. 그런 측면에서 혼돈스럽기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즉 면적을 표기하던 "평"수를 제곱미터로 표기한 일, 무게를 "근"에서 그램 또는 킬로그램으로 표기 하는 등 오랜 세월 동안 사용했던 단위들을 국제적 기준으로 변경했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은 “몇 평” “몇 돈” 하는 것이 알아듣기 쉽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귀금속 상품이 출시되면서 예전 "돈" 단위의 금 상품이 이젠 그램 단위로 판매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의 자회사인 중국금폐총공사(中國金幣總公司 [간체: 中國金币总公司], China Gold Coin Incorporation)는 중국 국무원의 승인을 받아 1987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중국에서 발행하는 귀금속 주화, 즉 금·은화를 관장하는 전문기관이다. 설립 이래 지금까지 국내외에 10여개의 주요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1400여 종류의 기념주화를 발행했고, 지금까지 금화 200만 온스, 은화 1500만 온스를 판매한 세계굴지의 귀금속 메카로 자리 잡았다.
중국 기념주화는 풍부한 주제와 독창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전통적인 디자인에 뛰어난 주조기술을 바탕으로 중국 특유의 강한 개성과 예술성을 선보이며 전 세계의 화폐전문가와 수집가들 사이에서 가장 각광받는 주화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그 중에서도 팬더 금화는 국제 주화 시장에서 주요한 투자 수단 중의 하나로 인정받아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은 기념화를 수출하는 국가로 발돋움 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팬더 기념주화는 1982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공했다. 중국의 보물이라 일컫는 팬더는 정치적 외교적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30년이 넘는 시간 속에 기념주화의 주빈으로 자리 잡으면서 중국 화폐 산업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렇다면 불리온(Bullion) 주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
중국이 자랑하는 팬더 불리온주화도 중량 단위가 그램으로 바뀐다. 불리온 주화는 한마디로 세계 금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수집과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새로운 상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이를테면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필하모닉을 비롯한 미국의 이글, 영국의 브리타니아, 캐나다의 메이플 리프, 호주의 캥거루 등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각국 정부가 순도와 중량을 보증하는 투자용 금·은화인 것이다. 그 수요와 거래량은 일반 기념주화와 비교도 안될 만큼 크고 대단하다. 이제 불리온 주화는 세계 금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어 날로 그 주가를 높여가고 있다. 한마디로 그 인기가 대단하다.

대부분의 불리온 주화들은 매년 동일한 디자인으로 제품의 원가절감을 꾀하면서 그 주화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내세운다. 반면 일부 불리온 주화들은 해마다 디자인의 변화를 주어 수집가들에게 새로운 입맛과 매력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전자에 해당하는 것이 비엔나 필하모닉 불리온 주화라면 후자에 속하는 것이 바로 중국금폐공사에서 발행되는 팬더 주화다.
중국 팬더 주화는 매년 아주 작은 디자인의 변화를 주면서 34년을 끌어왔다. 어찌보면 그게 그것처럼 보여 신선한 매력은 없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 디자인이 어떻게 바뀔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며 수집가들과 화폐 관계자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래서 매년 가을에 열리는 베이징 코인쇼의 팬더 주화 런칭은 작은 변화로 새로워진 팬더의 모습을 보며 환호하고 즐긴다.

작년 11월에도 어김없이 팬더주화 런칭쇼는 베이징에서 개최되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중국금폐공사는 향후 매년 발행하는 팬더 주화의 중량 단위를 2016년을 기해 트로이온스(ounce, oz)에서 그램(gram)으로 단위를 변경해 세계시장에 내 놓겠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즉 1oz(31.1g)는 30g으로, 1/2oz(15.5g)는 15g으로, 1/4oz(7.7g)는 8g으로, 1/10oz(3.1g)는 3g으로, 그리고 1/20oz(1.5g)는 1g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또한 프루프(proof)급으로 출시되던 대형 5oz(155.5g) 금화와 은화도 150g으로 변경되며 100g과 50g 주화도 출시될 예정이라고 했다.

 

세계 경제 대국의 중국금폐공사가 단행한 그램으로의 이동은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과감한 결단을 내린 중국금폐공사를 용감하다고 응원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또한 그에 못지않다.

그램으로 변경한 투자용 주화의 성공적인 보편화일지, 아니면 아직도 세계 시장의 관행인 트로이온스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일지 두고 볼 일이다.
팬더의 성형수술은 그래서 관심거리다.
수술대에 오른 팬더의 운명에 귀추가 주목된다.